Monthly archives of “Octo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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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에 대해

“지금은” 하기 어려우니까 “일단은” 이렇게 하자는 건 정말 아주 달콤한 유혹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달콤한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는 대부분 정해져 있다.

그리고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도 대부분의 사람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옳은 방향으로 가자니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니 다음에 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은 오답이다. 1번 문제에 대한 답은 1번 답이지 2번 답이 아니지 않나

물론.. 현실 세계의 문제들은 주관식 이다 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옳은 방향은 앞에서 말했듯이 대부분 정해져 있고 대부분 알고 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맞는말이지만 당신은 너무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한다고.

그럼 난 이렇게 이야기 한다.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본질적인 이야기 아니냐고.

그럼 당신이라도 현실적이게 만들어야 하지 않냐고.

 

이렇게 말하는 나도 본질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그래도 노력은 하자. 항상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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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Effect

세 권의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첫번째 책은 Facebook Effect, 두번째는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세번째는 Googled 이다.

그 중 첫번째 책인 Facebook Effect 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오래간만에 책을 읽으면서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책의 내용이 좋아서 였기도 하지만 마치 내가 페이스북을 창업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Social Network’ 라는 영화를 통해 페이스북이 다루어졌을때는 마크 주커버그 외에는 윙클보스 형제, 세브린, 파커 정도만 출연해서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반면에 이 책에서는 페이스북을 만들어간 수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들이 페이스북을 만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정말 디테일 하게 묘사된다.

내가 초기에 페이스북을 사용했을때는 정말 현재의 페이스북과 정말 많이 달랐다. 페이스북보다 마이스페이스가 훨씬 인기 있는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을때부터 페이스북을 사용했었다. 아마 페이스북이 아래 그림과 같은 모습일때부터 사용을 했던것 같다. 2006~7년쯤? 그때는 광고도 없고 페이지기능도 없었다. 국내 사용자가 거의 없어서 가입만 하고 잘 들어가지도 않았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래 사진정도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old-facebook

위 모습이었을때가 페이스북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었던 시점이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성장중이지만 저 시절은 뭐랄까. 저때가 백만에서 천만이 되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10억에서 11억이 되는 느낌이라 상대적인 체감 성장 속도가 다르다. 그 성장의 비밀은 무엇일까?

단순함

지금의 페이스북을 보면 정말 감개무량할 정도로 많이 변했다. 고유의 파란색 계열의 컬러는 유지하고 있지만 사이트의 레이아웃이 완전히 바뀌었고 많은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페이지, 그룹, 개발자 API, 네이티브 광고, 스폰서 광고, 강화된 개인정보 관리 기능 등 정말 단순해 보이지만 엄청나게 많은 기능들이 들어갔다. 일반적인 유저들의 눈에는 눈에 보이는 기능이 몇개 없지만 페이지 리포트, 광고 리포트, 개발자 API 등 감추어진 기능들이 훨씬 많다.

페이스북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이렇게 엄청난 기능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함을 잃지 않는 다는 것이다. 바로 어제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접한 글 중에 Virgin 의 CEO 리처드 브랜슨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어떤 바보도 무언가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단순하게 만드는 게 정말 어렵다.

출처 :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67653

정말 맞는 말이다. 서비스를 만들다보면, 더구나 페이스북 처럼 엄청난 수의 유저가 이용하는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기능이든, 기술이든 복잡해지는 건 너무나 쉽다. 하지만 복잡함을 경계하고 단순함을 유지하며 유저가 보기에는 더욱 단순해야한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주커버그의 페이스북에 대한 철학, 그리고 마음 깊숙히 가지고 있는 가치관 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계속해서 읽다보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내용이 두개가 있다. 첫째, 주커버그가 페이스북 내에 광고를 지독하게 넣기 싫어했다는 것, 둘째, 돈을 벌기보다는 페이스북의 본질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페이스북에는 광고가 꽤 많이 들어가 있지만 페이스북은 엄청난 수의 유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랬동안 광고를 넣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무료인 페이스북에 광고를 넣지 않으면 돈을 벌 수가 없다. 그러면 엄청난 트래픽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또 투자를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투자를 받으면 즉 페이스북에 대한 자신의 의사결정권을 상당 부분 잃게 된다. 하지만 주커버그는 오랫동안 투자를 받지 않았다. 자신이 의사결정권을 잃게 되고 투자자들의 압력에 못이겨 페이스북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광고를 넣기 시작하면 페이스북은 자신의 원하던 페이스북이 아니게 될것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광고를 넣기 싫어했을까? 일단 넣기만 하면 엄청난 돈이 따라올텐데 그 유혹을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의 본질은 광고플랫폼이 아니다. 소셜 네트워크이다. 페이스북 내에서의 소셜 네트워크가 있어야 광고플랫폼도 있다. 주커버그는 이 본질을 잃지 않고 끝까지 추구한 것이 아닐까? 이 본질을 잃지 않을 정도로 페이스북이 성장한 후에야 광고플랫폼을 도입하고 수익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 아닐까?

인재

주커버그는 이미 페이스북을 시작할때부터 많은 걸 가지고 시작했다. 바로 하버드라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곳에서 시작한 것 말이다. 하버드 기숙사에서 친구들하고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냥 하버드에서는 기숙사 친구든 같은과 친구든 이미 검증된 인재 아닌가? (그 사람의 인격은 배제 논외로하고) 그런 최고의 인재들과 함께 페이스북을 만들어 나갔으니 성공의 문턱에는 조금 더 쉽게 다가갔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만 해도 사회나와서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하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지 않는가? 하버드라고 달랐을까. 이미 전 세계에 뻗어 있는 하버드 네트워크가 주커버그를 알게모르게 도와주줬을꺼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걸 보면서 정말 모든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뛰어난 사람들’ 이어야 한다는 것.

주인공인 주커버그를 비롯하여 페이스북을 하버드 기숙사에서 같이 만들었던 더스틴 모스코비츠(Dustin Moskovitz), 한때 mp3 p2p 공유 프로그램 냅스터를 만들어 세상을 떠들썩 하게 했던 던 숀 파커(Sean Parker), Google 에서 Facebook 으로 이직한 쉐릴 샌드버그(Sheryll Sandberg), 그리고 최고의 회사, 최고의 대학에서 속속 모인 최고의 인재들이 페이스북과 함께 했다. 그리고 주커버그는 젊은 사람이 훨씬 똑똑하고 뛰어나다고 생각하여 채용을 할때도 최대한 젊은 사람을 뽑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흔히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 다고 말하듯 주커버그도 그렇게 생각하나?ㅋㅋ

냉정

나는 주커버그가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커버그는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냉정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을 우러러고 보고 존경한다. 성공한 사람은 공인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아이디어를 자신이 스스로 혼자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쌍둥이 윙클보스 형제가 주커버그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주커버그는 이 아이디어를 도용해 페이스북을 만들었다고 본다.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 페이스북이 성공하자 그 성공을 시기하여 시비를 거는 것 처럼 윙클보스 형제를 나쁘게 묘사하고 있지만 정말 그 아이디어가 윙클보스 형제의 것이었다면?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그리고 공동 창업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브린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회사에서 쫒아낸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끔은 비열하게, 때론 냉정하게 판단하고 결정할때도 있어야 할 것 같다. 그 판단과 결정은 자기 자신에게 많은 고통을 주겠지만 성공을 위해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기회

흔히 이런 얘기를 한다. 기회는 준비 된 자에게 찾아온다고. 나는 이 말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기회라는 것은 준비된 자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자가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뭔가를 끊임 없이 갈구하고 노력할때 준비된 자이기에 그 기회가 보이는 것이지, 기회가 스스로 찾아오는 것은 아닌것 같다.

다음 책은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를 읽어볼 생각이다. 언제 다 읽을 수 있으려나…

dau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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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합병, 그리고 여러가지 문제들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한지도 1년을 넘어 어느덧 2년차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회사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으니. 그건 바로..

카카오와의 합병! 두둥

남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일이 대학 졸업하고 회사다니기 시작한지 2년도 안된 시점에 발생했다. 그리고 합병의 과정 중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기적인 사람들

합병을 격으면서 사람들은 이기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은 자신의 실명을 내세우며 말하기 껄끄러운 것들을 ‘BLIND’ 라는 익명기반 서비스에 말하기 시작했다. 다음 커뮤니케이션은 2004년도 경 제주도로 회사의 인력을 조금씩 옮기기 시작해 현재 서울의 한남, 그리고 제주도에 오피스를 두고 있으며 제주도 오피스가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본사이다.

그런데 회사는 제주도에 근무하는 사람과 한남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복지에 차별을 두기 시작했다.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그리고 그 곳에 전혀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 가서 일을 해야한다는 점을 앞세워 주거지원, 생활비지원 등 크고작은 복지를 제주도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만 제공한다. 그런데 카카오와 합병을 하면서 그럼 제주도 오피스와 제주직원들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BLIND’에 올라왔고, 그 곳에서 한남직원들, 제주직원들 간에 분쟁이 일어난 것이다.

한남직원들은 합병되면 제주복지도 없어지는게 당연하다고 이야기 하고, 제주직원들은 회사가 약속했던 부분이 사라지면 서울생활 청산하고 타의에 의해(회사에 의해) 제주에 내려와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그러면 또 한남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도 회사를 위해서 지방에서 서울로 혼자 살고 있다 하고.. 자신들이 제주에 가기가 싫어서 안간 것 또는 일하는 팀이 제주에 없어서 못간 것이라 한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복지 때문에 한남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제주 사람들에게 차별을 느끼고 있었는데,  같이 일하는 동료라서 그동안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BLIND’ 라는 익명의 공간에 판이 벌어지자 자신들 불만 표출한 것이다. 그 논쟁을 보고 있자니 정말 답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고 사람들은 자기에게 이익이 되고,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사내 게시판에 불만을 표시하지 못한것도 실명이 드러나면 자신에 대한 제주직원들에 대한 비난, 그리고 무엇일지 모르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아닐까?

스트레스

사람들은 나의 생활이나 결정이 나의 의사가 아닌 타인의 의사에 의해 좌우될때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회사합병이라는 부분이 상당히 그렇다. 나를 포함한 다음 커뮤니케이션 대부분의 직원들은 합병 발표가 나기전까지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마 카카오의 직원들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합병발표가 났다. 자. 나(나를 포함한 일반적인 직원들)는 뭘 해야할까? 할 수 있는게 없다. 의사결정권이 전혀 없다. 높은 사람들끼리 회의 하고 결정하고 공지를 한다.(이 부분에 대해선 또 밑에서 할 이야기가 있다.) 갑자기 팀을 옮기라고 하고 다른 곳으로 출근하라고 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일을 하라고 한다. 잘쓰던 부모님이 주신 이름을 버리고 영어이름을 쓰라고 한다. 불평불만을 하지만 안따를 수도 없다. 하기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 만큼 힘든 일이 또 있을까?

나 또한 개인적으로 나의 생활이 타인에 의해 방해받을때 굉장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특히, 내가 어떤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어딜 같이 가자고 한다던지 해서 내가 하기로 했던 일을 못하면 나는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타인의 시간을 뺏는 것에 대해 스스로 관대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들은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겠지만. 나처럼 이러한 과정 속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자신의 앞날 때문에 일 할 마음도 안생기고 의지도 약해진다. 실제로 합병 발표 후 회사 내부가 굉장히 술렁술렁 하고 분위기가 어수선 했다. 직원들이 카페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사실무근인 여러 소문들이 회사 내부에 퍼졌다. 나도 모르게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이라도 풀어보려는게 아닐런지.

불만의 시작

다음 직원들의 불만은 바로 호칭에서 시작되었다. 다음 직원들은 ‘~~님’ 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카카오 직원들은 영어 이름(ex. brian, steve 등)을 사용한다. 합병에 있어 이 호칭을 하나로 통일해야 하는데 어느날 공지가 올라왔다. 앞으로 영어이름을 사용할 것이라고. 다음 직원들은 왜 카카오의 방식을 따라야 하느냐며 불만을 가졌지만 투덜투덜하면서 받아들였다. 어떤 선택을 하든 한쪽에서는 불만을 가질 것이고, 합병 과정 중에 이런 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소통의 부재

다음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사는 회사 이름에 ‘커뮤니케이션’을 넣어 커뮤니케이션을 중히 여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다음 이라는 단어도 한자어로 ‘많을 다’에 ‘소리 음’, 즉 다양한 소리가 모여 화음 이룬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합병과정에서 소통은 없었다.

두개의 회사가 합병을 하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한다. 그것도 다음과 카카오 정도의 크기의 큰 회사가 합병을 하게 되면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약 2000명 정도의 인원의 의사를 모두 반영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특별 TFT(Task Force Team)를 만들고 인사, 재무, 교육, 문화 등 각 회사의 업무에 대해 어떻게 합칠 것인지 논의를 진행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결정된 사항을 하나씩 공지하기 시작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직원들에게 불리한 사항들이 직원들에게 단 한번의 의견조율도 하지 않고 공지로 올라온것이다. 직원들은 조금씩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이 영어 이름이였고.)

직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다시 공지가 올라왔다. 경영진 중 한 사람이 올린 공지였다. 회사를 합병하는데 있어 회사의 주인인 직원들의 의견을 묻지않고 일방적인 통지를 해서 의사결정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앞으로는 의사결정이 나기 전에 중간 과정을 공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과 동시에 사내 공지사항 게시판에 댓글 기능 처음으로 생겼다. 그동안 공지사항 게시판에 왜 댓글기능이 없을까 생각은 몇 번 했었다. 하지만 난 공지니까 댓글기능이 없구나 라고 생각했다. 참으로 멍청하게도… 왜 이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회사에서는 왜 처음부터 공지사항에서는 댓글 기능을 만들지 않았었을까? 다음 커뮤니케이션 이라는 사명과 사내 비전 중 하나인 Open Communication 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공지게시판에 댓글기능이 없었던 것은… 의도적인 것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공유는 쓰레기를 예쁜 포장지로 포장한 선물꾸러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이렇게 경영진이 합병과정을 공유한다고 하자 다음인들의 분노는 조금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TFT 는 약속한대로 합병과정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합병과정을 공유하는 글이 하나 둘씩 올라오다가 인사, 복지, 연봉에 관련된 공유글이 올라오고 카카오와의 차별적인 대우가 알려지자  다음인들은 폭발했다. 공유라는 이름으로 예쁘게 포장된 선물꾸러미 안에 쓰레기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것이다.

공유가 된 사항들을 TFT가 결정했다고 하지만 높은 사람들이 결정했을 것이다. TFT 에 속한 말단 직원들이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자리에 참석이나 했었을까. 경영진들은 직원들의 의견은 단 한번도 묻지 않았다. 회사의 주인인 직원들의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형태의 공지가 올라오자 직원들은 분노했다. 사내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생각이 있으면 그 생각을 회사에 말하자, 말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직원들이 동조했다. 그동안 자신들이 왜 조용히 일만 했을까에 대한 반성의 글들과 함께 경영진의 일방적인 합병 처리 과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음의 사내게시판은 활성화가 되어있지 않았다. 글도 하루에 몇개 안올라온다. 올라와봐야 중고장터에 ‘OO 팔아요’ 의 글이나 회사측에서 공지로 올리기에는 조금 애매한 글들, 서비스 제안이나 서비스 오픈/종료 소식이나 올라온다. 그 말인 즉슨, 다들 자신들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잘 이야기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 사람들은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회사를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우리 회사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것을 한두번 느낀 것이 아니다. 이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고 혼자만 생각하고 만다는 사실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만든 회사도 문제가 있다.

결정의 번복

유래없는 직원들의 분노가 사그러들지 않자 경영진은 그날 밤 회의를 거쳐 바로 전날 공유(통보)한 내용을 고쳐 다시 발표했다. 그리고 이번엔 경영진 중에서도 CEO 가 나서서 변경된 사항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변경된 사항에는 연봉인상, 인센티브(인센티브라고 하기도 민망한)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했다. 다음인들은 그 사과를 받아들였다. 사실 사과를 받아들인 것인지, 돈을 받아들인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쨋든 분노는 사그라들었고, 이제 그만 하자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회사가 다시 조용해졌다.

이번 일을 겪는 와중 ‘페이스북 이펙트’ 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마크 주커버그가 개인정보를 소홀히 여겨 유저들이 분노하자 이를 바로잡으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문구가 나오는데 그 문구는 아래와 같다.

역사를 보면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과 그 영향 아래에 놓인 사람들 사이에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화가 존재할 때, 가장 공평한 제도가 운영됐습니다. 미래에 역사를 뒤돌아 볼 때 이 원칙이 기업에도 해당된다고 깨달을 때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이런 방향으로 ‘전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