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of “Januar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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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살면서 달라진 점

제주도 생활을 한지도 1년이 넘었다.
이사를 해서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한건 7개월이지만 그 전에 출장으로 살았던 것을 합치면 대략 1년 2~3개월 정도가 된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랬던가. 환경이 달라지니 꽤 많은 것이 나도 모르게 바뀌었다.

첫째, 옷을 안산다.

서울에 있을때는 그래도 한달에 한두벌 정도는 옷을 샀던 것 같은데, 제주도에 오고 나서는 옷에 관심이 없어졌다. 회사, 집, 회사, 집. 이걸 회사 셔틀만 타고 이동을 하니 만날 사람도 딱히 없어서 옷을 사는게 아깝게 느껴진다.
제주도 와서 근 1년 넘게 있는 동안 싼거로 옷 세벌 정도 산 것 같다.

둘째, 카페를 많이 간다.

제주에는 카페가 정말 많다. 서울보다 더 많은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한집 건너 하나 있는 것 같기도…
카페를 많이 가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출퇴근 시간이 줄고 제주에 친구들이 없다보니ㅜㅜ 여유시간이 많아졌고, 집보다 카페가 컴퓨터나 책을 볼때 집중이 잘 된다. 적당히 시끄러운게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엄청 시끄러운건 최악이다-_-

설레는 것이 줄어들었다.

회사를 입사하고 나서 출장으로 제주를 수십번 왔다갔다 하니(비행기를 2년동안 50번은 탔다.) 비행기 타는 것이 설레지 않는다.
차타고 오래 걸려야 30분이면 바다를 볼 수 있으니 바다에 가는 것이 이제 설레지 않는다. 그래도 바다는 언제 봐도 좋다.

설레는 것이 늘었다.

서울가서 지하철 탈 때 설렌다. 왜?-_-;;

여유시간이 많아졌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고, 형과 같이 살다가 혼자 살니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내 개인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친구들은 보고싶다.

돈 쓸일이 별로 없다.

출퇴근 교통비 안들고, 아침저녁식사 회사에서 제공되고, 점심식사도 2000원 이다. 술을 마셔도 거의 회식때만 마시니 술값도 안쓴다.
주거비도 회사에서 지원해주니 월세를 내지 않는다. 이게 정말 크다.
주말에 카페갈때나 마트에서 장보거나, 식당에서 밥먹을때 외에는 돈쓸일이 없다. 위에서 말한것 처럼 옷도 잘 안사고 쇼핑도 안한다.
근데 이상하게…늘 돈은 없다…-_-; (친구들 만나서 서울 한번 왔다가면 20만원은 기본…)

제주가 좋지만 제주가 싫다. 젊은 사람이 바다 건너와서 혼자 살기에는 외로운 섬이다.
집이 두개 있어서 서울에서 한달, 제주에서 한달, 이렇게 번갈아 가면서 살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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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영화같은 소설이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예전에 김명민이 주연이었던 영화 ‘감기’ 가 있었는데 이 영화와 약간 비슷한 느낌도 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개를 등장시키고 인간과 개의 시점을 바꿔가면서 서술해서 더욱 재미있고 특이하다.

’28’ 이라는 제목이 뭔가 했는데 전염병이 퍼지고 나서 28일간의 이야기라서 28 이다.

인간과 개가 같이 병에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이 돌아 화양이라는 도시를 봉쇄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에 대한 실상을 그린다. 그 와중에 정유정 작가는 박동해라는 인물을 통해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군대를 동원해 인간을 가두고 살육하는 장면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 사태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서재형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반성하게 만든다. 서재형과 김윤주의 사랑을 통해 사랑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말한다. 병에 걸린 개에 의해 아내를 잃지만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구급대원인 한기준이라는 인물을 통해 정의도 이야기 한다.

소설은 한없이 냉정하다. 이 인물은 안죽겠지? 안죽였으면 좋겠는데 했지만 많은 인물들을 냉정하게 죽여버렸다. 한없이 안쓰러웠던 수진이라는 인물도 성폭행을 당하고 결국엔 죽어 버린다.여기서 ‘이 소설 정말… 냉정하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병으로 인해 극한 상황으로 사람들이 몰려 악마로 변해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이 중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면서 인간의 모습을 지켜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기에 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게 한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등장했던 거의 모든 인물들이 죽고 한기준과 김윤주만 살아남는다.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자신의 옆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몫까지 살아가지 않을까

“욕망이 없다면 잃어버릴것도 없어. 잃을게 없으면 두려움도 없고. 드림랜드에 있으면 그렇게 살 줄 있을줄 알았어. 잃지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적어도 그때보다 무서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야” – p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