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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오베라는 남자. 책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그리고 책 표지에는 꽤나 까칠해보이는 표정의 아저씨가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다.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았다. 책을 펼치고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것처럼 술술 읽힌다. 하지만 술술 읽히다가도 곳곳에서 멈춰선다. 멈춰선 곳에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어본다. 가슴이 찡하다.

겉으로는 매우 까칠하지만 마음은 매우 따뜻한 남자 오베. 정의롭고 원칙이 있고 원칙을 지키는 세상에 드문 남자 오베. 아이패드를 사러가서 점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아이패드를 사러갔던 이유는 책의 마지막즈음에 나온다. 어렸을때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정직하고 원칙을 지킨다. 그러다가 같이 일했던 나쁜 사람때문에 성실하게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난다. 하지만 쫓겨난 덕분에 이 남자가 평생을 사랑한 여자 소냐를 만나게 된다.

오베는 소냐를 만났을때 열차에서 밤에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소냐가 자신의 직업을 싫어할까봐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게된다. 자신이 군인이라고 속인 것이다. 소냐는 이 사실을 곧 알아차리지만 모르는 척 한다. 소냐는 여러 남자들을 만났었지만 자신과 함께 하기 위해 가야할 방향과 완전히 다른 길을 몇시간씩 왔다갔다 하는 오베같은 남자를 처음 만났기 때문이다.

결국 이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결혼하지만 이 사랑이 오래가지 못한다. 소냐가 사고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된다. 오베는 소냐를 위해 자신이 소냐를 위해 지은 집을 다시 한번 전부 고친다. 싱크대를 다 뜯어 높이가 낮은 싱크대로 교체하는 등 집의 구석구석을 뜯어 고친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죽는다.

사람들은 그에게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볼 수 있는 색깔이 있었다. 소냐였다. 그런 그녀가 죽었다. 그래서 그도 죽기로 한다. 그래서 수차례 자살을 시도한다. 그런데 죽기가 쉽지가 않다.

이런 남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그런 남자가 되도록 놔두지 않고 내 성격상 그런 남자가 될 수도 없다. 하지만 이 까칠하지만 가슴 따뜻한 남자는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이런 남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니컬 하지만 원칙을 직키고 가슴이 따뜻하며 한 여자를 사랑하는 그런 남자. 너무나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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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영화같은 소설이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예전에 김명민이 주연이었던 영화 ‘감기’ 가 있었는데 이 영화와 약간 비슷한 느낌도 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개를 등장시키고 인간과 개의 시점을 바꿔가면서 서술해서 더욱 재미있고 특이하다.

’28’ 이라는 제목이 뭔가 했는데 전염병이 퍼지고 나서 28일간의 이야기라서 28 이다.

인간과 개가 같이 병에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이 돌아 화양이라는 도시를 봉쇄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에 대한 실상을 그린다. 그 와중에 정유정 작가는 박동해라는 인물을 통해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군대를 동원해 인간을 가두고 살육하는 장면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 사태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서재형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반성하게 만든다. 서재형과 김윤주의 사랑을 통해 사랑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말한다. 병에 걸린 개에 의해 아내를 잃지만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구급대원인 한기준이라는 인물을 통해 정의도 이야기 한다.

소설은 한없이 냉정하다. 이 인물은 안죽겠지? 안죽였으면 좋겠는데 했지만 많은 인물들을 냉정하게 죽여버렸다. 한없이 안쓰러웠던 수진이라는 인물도 성폭행을 당하고 결국엔 죽어 버린다.여기서 ‘이 소설 정말… 냉정하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병으로 인해 극한 상황으로 사람들이 몰려 악마로 변해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이 중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면서 인간의 모습을 지켜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기에 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게 한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등장했던 거의 모든 인물들이 죽고 한기준과 김윤주만 살아남는다.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자신의 옆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몫까지 살아가지 않을까

“욕망이 없다면 잃어버릴것도 없어. 잃을게 없으면 두려움도 없고. 드림랜드에 있으면 그렇게 살 줄 있을줄 알았어. 잃지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적어도 그때보다 무서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야”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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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Jonas Jonasson (요나스 요한슨. 이 작가 이름은 쓰기도 어렵고 스펠링 외우기도 어렵단 말야…) 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워낙 재밌게 읽어서 그의 후속작인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를 읽어보았다.

다 읽고 나니 두 소설은 너무나 비슷하다. 같은 작가가 쓴 책이니 비슷한게 당연한건가?

일단 제목부터가 인물을 지칭한다는 점에서 비슷하고, 두 인물이 매우 뛰어난 능력자들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리고 소설의 형식을 빌어 역사적 사건들에 주인공을 대입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고… 읽다보면 유쾌, 상쾌, 통쾌 하다가 갑자기 역사적 내용이 나오면서 조금 진지해진다는 것도 비슷하다.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는 점이 비슷하다! 다른 점은 등장인물과 다른 역사적 배경을 이용했다는 것? 같은 형식으로 두개의 소설을 썼다고 하면 될 것 같다. 완전히 새로운 소설을 기대한 나로써는 조금 실망이었다.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다는 건 아니다.

 

Jonnas Jonasson

Jonnas Jonasson

 

‘우리는 모두 비정상이고 우리는 모두 시간폭탄 같은 존재이다.’
‘삶 자체가 우연의 연속이고, 현실은 내 소설보다 훨씬 황당하다.’

줄거리는 이렇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똥을 치우는 일을 하면서 근근히 먹고살던 놈베코는 똥치우는 일의 책임자가 해고 되자 놈베코가 소장에 임명된다. 소장으로 일하다가 자기 주변에서 유일하게 책을 읽는 타보라는 인물을 만나 글자를 배우게 되고, 타보가 죽자 분뇨처리장을 그만두고 타보의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국립도서관으로 떠난다. 하지만 요하네스버그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교통사고 재판을 받았는데, 놈베코는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을 당해 흑인이라는 이유로 핵을 개발을 하는 엔지니어의 집에 하녀로 7년형을 받게된다.

그곳에서는 또 핵개발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엔지니어의 옆에서 놈베코는 핵개발의 공식을 익히게 되고, 또 중국 세자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쌍둥이 형제인 할레르1, 할레르2를 만나고 할레르2와는 연인 사이가 된다. 할레르1은 완전 멍청한 바보이고 할레르2는 놈베코만큼은 아니지만 꽤 똑똑한 사람으로 놈베코의 핵폭탄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할레르1은 계속되는 너무나 어이없고도 황당한 실수로 놈베코를 속터지게 한다. 할레르1의 여자친구 할머니집에 가서 스웨덴 국왕과 닭볶음탕도 해먹고 감자 농사를 지어 대박쳐서 엄청난 부자가 되고, 놈베코와 할레르2의 뛰어난 머리를 이용해 잡지를 창간했는데 이마저 대박을 터트리지만 결국에 할레르1 땜에 망한다. 보고있으면, 아니 읽고 있으면 할레르1 땜에 속터진다ㅋㅋ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름 행복도 느끼고, 사랑도 하게 된다. 창문 넘어 도망칭 100세 노인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에서도 삶을 매우 긍정적이고 너무 걱적없이 살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것 같다. 최악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만나 엄청난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고 대박도 내고 쪽박도 차지만 천천히 목표와 꿈을 향해 다가가면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

책의 내용중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웨덴의 정치상황에 대한 묘사도 상당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쪽에는 전혀 무지한 나로써는 조금 재미없게 느껴지는 부분이었고 내용도 잘 기억도 안난다ㅜㅜ 다시 책 펴보고 공부 좀 해봐야지… 무식함이 여기서 탄로나네;

근데 할레르1이 헬기에서 떨어졌는데 자기네 베게공장 지붕을 뚫고 베게 더미위로 떨어져서 살아났다는 건 너무 하잖아…ㅋㅋ그래도 너무나 뻔뻔하고 태연하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요나스 요한슨이 좋다. 나도 모르게 다음엔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날까 기대하게 된다. 다음엔 어떤 책이 나올까?